“제주도에 가는 것보다 동남아나 가까운 해외여행이 더 저렴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 등장 이후 항공권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생겨난 말이다.

최근 10년 사이 저비용 항공사는 우후죽순 생겨났다. 현재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2곳, 저비용항공사(LCC) 6곳, 화물운송항공사 1곳 등 운영 중인 항공운송사업자는 총 9곳이다. 올해 초 조건부 운송면허를 받은 저비용항공사 3곳을 더하면 항공사는 더 늘어난다. 이에 따라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여행객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했다.

급격한 항공 좌석 공급을 수요가 상쇄해 이례적인 활황을 맞았던 저비용항공사(LCC)가 최근 휘청이고 있다. 최근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일본 여행 보이콧’이 거세지면서부터다.

국내 LCC항공사의 일본노선은 평균적으로 국제선 수요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에어서울의 경우 일본 노선 비중은 무려 65%에 달한다. 최근 급등한 환율 또한 실적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사업은 항공기 리스, 유류 구입 비용을 비롯해 정비비, 보험비 등 대부분의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다.

LCC 간 ‘제살깎아먹기’경쟁도 큰 문제다. LCC들은 항공운임‘0원 특가’, ‘얼리버드 이벤트’ 등 초저가 항공권 프로모션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국내 대표 LCC인 제주항공은 2분기 손실 274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적자를 낸 것은 2014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도 각각 265억원, 219억원의 손실을 냈다. 국토부 제재가 1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진에어의 영업적자도 266억원에 이른다.

여객 시장 성수기인 3분기임에도 불구하고 항공수요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점을 미뤄볼 때 향후 전망도 어둡다. LCC들도 발 빠른 노선 증·감편 등 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단순한 노선 조정이 여객 수요 감소와 실적 악화를 뒤집을 수 있는 극적인‘카드’가 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향후 비전을 수립하고 내실을 탄탄히 쌓아야 한다. 항공업계가 산적한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재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남매일 경제부 길용현 기자

추교등 기자 dbskj@hanmail.net        추교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