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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人間)'을 관철하다

<비상선언>
2022. 09.30(금) 14:58

최종호 위원
“우린 나약하고 겁 많은 인간입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결정입니다.”
영화 <비상선언>은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백태’를 다뤘다. 좁은 공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간 군상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추악하고, 나약하고, 이기적인 행태들. 반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휴머니즘도 있다.
사건의 발단부터다가 반사회적 인간의 그릇된 생각이다. 진석(임시완)은 미생물공학자로 국제 제약회사에 근무했지만, 인명을 살상하는 바이러스를 개발해 비행기 테러를 일으킨다. 자신의 성공, 성취를 위해서는 물불을 안 가리는 소시오패스(sociopath)의 전형이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인간은 여러 부류로 나뉜다.
우선, 문제를 지적하는 정면 돌파형 인간 재혁(이병헌). 책임감으로 점철된, 마치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문제에 대처하는 부기장 현수(김남길). 이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중추적 역할로서 생존을 위한 ‘실천형 인간’이다.
비행기 외부에서는 형사 인호(송강호)와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가 인간의 존엄성에 깊이 다가간다. 특히, 인호는 자신의 아내 혜윤(우미화)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도 맞바꾸는 결단을 내린다. 가족공동체를 위한 가장의 책무, ‘헌신형 인간’이다.
이에 반해, 비행기 내 사람들은 감염자와 비감염자로 분류된다. 감염률을 낮추기 위한 비감염자의 엄격하면서도 혹독한 잣대는 ‘현실’인 것이다. 그리고 살기 위한 이들의 몸부림은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한 ‘미이즘형 인간’으로 비쳐진다. 이와는 달리 감염자를 보듬으며 자신마저 내던지는 사람들도 있다. 참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인간다움’을 뿜어내는 ‘희생형 인간’이다.
비행기 안은 그야말로 세상의 축소판이다. 각기 다른 구성원 간 갈등과 반목, 이해와 충돌, 그리고 회색 성향이 짙은 다수의 사람들이 얽혀있다. 감염병에 노출되면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실험하는 실증연구인 듯하다. 1971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죄수와 간수의 역할 분담에 따른 심리변화를 다룬 영화 <엑스페리먼트>에 감염병을 추가시킨 듯하다.
<비상선언>은 감염병 재난 영화로서 화재를 불러 모았다. 거기에 연기 잘하는 역대급 초호화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흥행몰이를 예고했다. 무엇보다 관객들은 한재림 감독 특유의 빈틈없고 꼼꼼한 캐릭터 설정과 묘사에 거는 기대가 컸을 듯. 일찍이 <우아한 세계>에서의 현실 건달 강인구(송강호), <연애의 목적>의 노골적인 성애자 유림(박해일)을 통해 허구가 아닌 우리 주변의 인간군상을 접했기 때문이다. <더 킹>에서는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풍문을 기정사실화 해 정치적 매커니즘에 직격탄을 날렸다. <더 킹>을 본 관객이라면 사회적 이슈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정치적으로 활용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 같은 한 감독의 연출력은 영화의 풍미를 높이는 마법적인 치트키가 분명하다.
<이미지 출처: daum.movie.net>
<비상선언>을 감염병 재난 영화로 한정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염병은 문제를 유발시키는 요인일 뿐, 영화의 골자는 ‘인간에 대한 관철’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정국에 일어났을 법한, 실제로 어디에선가 일어났던 소재를 연출한 듯 말이다. 그래서일까 <비상선언>은 상식과 비상식,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에서 관객을 저울질한다. 비행기 내 여러 유형의 인간들 속에 관객 각자는 어디에 속하는 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한다.
국내 감염병 영화의 선각자라 할 수 있는 <감기>에서도 비슷한 갈등구조가 펼쳐진다. 그러나 <비상선언>은 <감기>와는 다른 결을 택한다. 휴머니즘이다. ‘모두를 위한 결정’이 감염병에 걸린 인간이 내린 결론이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은 결국 ‘인간애’였다.
<비상선언>은 시대를 감지한 영화임이 분명하다. 지속적인 환경변화와 이에 대처하는 인간의 태도를 사실적으로 짚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필요한 습성이 무엇일지 진중하게 고민하게 한다.
편집위원/도시·지역개발학 박사 최종호 moon2010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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