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부터 4차례에 걸쳐 평생 모아온 외국도서 5,313권을 조선대학교에 기증했던 재미경제학자 고 신길만(申吉萬) 박사(전 미 미시건 페리스주립대 교수)의 마지막 소장도서 2,531권이 조선대학교에 기증되었다.

고 신 박사가 지금까지 조선대학교에 기증한 도서는 총 7,844권으로 시가 7억 8천만 원에 달한다.

2009년 78세로 작고한 고 신 박사는 소장도서를 조선대에 기증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족들은 미국 자택에 남은 유품을 마지막으로 정리해 평생 아껴온 귀중한 도서 2,531권을 선편으로 여수로 운송해 왔다.

조선대학교 류찬수 중앙도서관장은 6월 8일 여수를 방문하여 이상열 총장직무대리를 대신하여 유족들에게 감사패를 헌정했다.

여수 출신인 신 박사는 일본 와세다대에서 경제학 학·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도미하여 미국 브라운대에서 경제학 석사, 코네티컷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시건 페리스주립대에서 국제경제학, 계량경제학 국제금융학을 강의한 고인은 김대중 대통령이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사형선고를 받았던 것을 계기로 사형제도 반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서적 ‘사형과 범죄(Death Penalty and Crime)’를 써 널리 알려졌으며 이 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되는 서적 100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100여 편의 논문과 저서 10여 권을 펴낸 고인은 군사정권 시절 한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다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1998년 안식년을 맞아 조선대학교에 객원교수로 6개월 동안 머물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2000년 초빙교수로 조선대학교를 다시 방문한 신 교수는 중앙도서관이 신축중인 것을 보고 교수와 학생들의 소중한 학술․연구자료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원서를 기증했다.

기증 도서에는 미시경제, 거시경제, 수리경제, 계량경제, 경제사, 금융시장, 금융제도, 재정정책, 재무관리, 은행, 노동시장, 시장연구, 시장조사, 생산관리, OR 컴퓨터, 회계학, 수학, 통계학, 증권투자, 무역, 국제경제, 국제금융, 물리, 화학, 생물,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들이 포함되어 있다.

신 박사는 도서를 기증하면서 “조선대학교를 포함한 한국의 대학교수들 및 학생들이 원서도 직접 읽고 참조도 하고 또 영어로도 논문을 발표할 수 있을 때 한국의 학술수준이 세계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고 신 박사는 지난 2003년 조선대학교를 방문해 기증도서를 비치한 중앙도서관을 둘러보았으며 퇴직하면 소장도서를 모두 조선대학교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했으며 2009년 세상을 떠나면서 이 약속을 실천했다.

조선대학교는 기증원서를 중앙도서관에 기존에 소장하고 있는 신길만 기증문고에 포함하여 활용할 계획이다.

심형태 기자 sht8980@hanmail.net        심형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