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재능기부센터 하상용(56) 대표는 대기업의 거센 자본 공세에 밀려 사업에서 좌절을 겪었던 2013년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상했다.

하 대표가 운영했던 빅마트는 한 때 매장 20곳에서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임직원이 3,000여 명, 지역 협력 납품업체가 1,000곳을 넘었다. 대한민국 유통업 순위 7위를 기록할 정도로 활발하게 사업을 키웠다. 하지만 대기업 대자본 공략으로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다. 가장 암울한 나날을 보내던 2013년 봄, 그는 제2의 인생을 꿈꾼다. '광주재능기부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기부를 한다면 우선 돈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주춤하기 마련이지만 본인의 재능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베풀 수 있다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이 아이디어 포인트였다. 그리고 광주재능기부센터 표어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좋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나눔 앤 조이'로 내걸었다.

하 대표는 "수년전까지는 재능기부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며 "모두가 이익을 얻고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사업 동기를 밝혔다.

센터는 순수한 민간 봉사단체로 후원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취임 축하 화분 나눔 행사를 주관하고 여기서 모아진 153만 원의 기부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 또 폭염 속에서 고생하는 노점상들과 교통경찰들에게 해마다 시원한 얼음물을 나눠 주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집을 떠나 방황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들의 방을 고쳐주는 '사랑의 공부방' 사업을 벌이고 있다. 벌써 130호를 기록할 정도로 정성을 다한다.

광주에서 살고 있는 '무국적 아이들을 위한 돌잔치'도 대표적인 재능기부 행사다.

마트를 운영하면서 익힌 실전 마케팅 기법과 기업경영 경험을 살려 지난해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의 창업을 돕는 '광주창업지원네트워크'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2015년 과학기술정통부 산하 창업 전문 멘토링 기관인 K-ICT창업멘토링센터의 CEO 멘토로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1,000시간 이상의 멘토링을 하고 있다.

2016년 '창업도시 광주 선언'을 주도적으로 이끌었고 '전국창업경진대회'를 주관하는 등 우리 지역의 창업 붐 확산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청으로부터 '창업기획자'라고도 불리는 '액셀러레이터'의 인가를 받고 창업자들을 위한 엔젤 투자 등 보다 적극적인 창업 보육에 나서고 있다. 한 발 앞서가는 기업가의 기질이 엿보인다.

지역 청년창업자에게는 '창업전도사'로 불리는 하 대표는 현재 가족들과 함께 2015년부터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에 친환경 식품 전문매장인 오가닉빅마트를 오픈했다. 운암점과 두암점의 가맹점도 운영 중이다.

하 대표는 "창업하기 좋은 도시 광주를 넘어 창업 성공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광주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드시 재기에 성공해 많은 실패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이 되고 싶다고 했다.

추교등 기자 dbskj@hanmail.net        추교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