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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 혼(魂)이 깃들다.

영화 <리벤져>
2019. 12.09(월) 14:58

최종호 자유기고가
액션배우는 자신만의 색깔이 진하다.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가 저마다 특색 있다. 작은 몸짓이라도 누구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대중성을 지층에 깔고 있으면서, 배우 유형에 따라 두터운 마니아층을 이룬다.
특히, 타격이 특화된 경우는 그 유형을 달리한다. 손과 발을 현란하게 사용하는 안무형, 정통무술에 현대식 타격을 입힌 마샬아트형, 리얼리즘을 극대화한 실제타격형 등으로 범주화시킬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유형이든 액션배우는 관객을 액션장르로 유도하고, 비교적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유쾌‧통쾌‧경쾌를 기본 옵션으로 장착했기에 그 안에서 나머지 옵션을 발견하는 건 관객의 ‘몫’이다.
이러한 몫의 측면에서 접근해보면, 액션을 ‘예술’로 승화시킨 배우의 재발견을 들을 수 있다.
2018년 12월 개봉한 영화 <리벤져>의 주연 ‘브루스 칸’이다. 그의 첫 발견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가 주연과 제작을 맡아 미국 로스앤젤레스, 광주광역시 등을 배경으로 한 <라스트 이브>에서다.
성서를 모티브로 인류 최초의 살인인 카인과 아벨, 아담과 이브 등 태초의 인류를 현대적 감각의 액션 소재로 입힌, 작품성이 높은 액션영화다.
2005년 뉴욕 국제독립영화제에서 ‘베스트 액션 장편 영화상’의 수상이 이를 방증한다.
유독 브루스 칸의 작품은 액션장르의 정석처럼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리벤져>는 큰 틀에서 이야기를 응집하다보니, 세심한 부연의 부재가 아쉽기는 하지만 영화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촌철살인의 대사와 천변만화의 감정이 향연을 이루는 것보다 하나의 타격 시퀀스가 감정연기를 대신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시놉시스는 단순하고, 지극히 클리셰적이다.
사형수들이 수감된 외딴섬 수라도를 지배하고 있는 쿤(박희순)에게 전직 특수경찰 율(브루스 칸)이 가족의 복수를 펼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화의 줄기는 액션장르의 법칙이나 다름없다. 얽히고설킨 인물 간 관계구조망을 설정하고, 다양한 극적 갈등을 작위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리멸렬하지 않다.
마치 코끼리를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옹박>이나 동네 소녀를 위해 베일을 벗은 <아저씨>, 딸을 찾기 위한 전직 특수요원의 프로페셔널한 추격 <테이큰> 등도 궤를 같이 한다.
<리벤져>가 여느 액션영화와 시놉시스의 줄기가 같다면, 액션의 프레임은 다른 각도로 해석할 수 있다.
현란하고 화려한, 잔인함이 난무하는 근자의 액션과는 변별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 브루스 칸의 ‘혼을 실은 액션’이 그것이다.
<리벤져>에서 율은 손보다 빠른 발차기를 선보인다. 근거리의 다수를 상대할 때 발현되는 ‘영춘권’은, 왜 브루스 칸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단언컨대 브루스 칸의 움직임에서는 ‘이소룡’이 감지된다. 특히, 쿤의 하수인 세르게이(T.J.storm)와의 대결신은 <맹룡과강>에서 이소룡과 척 노리스의 로마 원형 경기장 격투를 떠올리게 한다.
선과 악의 대결, 복수를 위한 격투가 아닌 무도인으로서 ‘예(禮)’를 갖춘 ‘대련’으로까지 비쳐진다. 앞서 언급한 <라스트 이브>에서도 이러한 브루스 칸의 대련은 두드러진다.
브루스 칸을 유형화 시킨다면, 무도인으로서의 정신과 자세를 투영시킨 ‘무인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액션에 그치지 않는, 무인의 진정성을 계승시키기 위한 그의 철학이 웅숭깊게 녹아 있는 것인지 모른다.
<리벤져>는 과도한 관절 꺾기와 실제를 방불케 하는 타격 등 <레이드> 제작진의 의기투합이 돋보인 작품이다.
게다가 적절하게 헨드헬드 기법을 적용해 영화의 기술적 측면을 완충하는가 하면, 카오리(전수진)와 자르갈(최제헌)의 날카로운 연기는 ‘신액션배우의 발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연출력 등 미장센이 약하다는 평도 뒤따른다. 웰메이드와 저급에 대한 온도차가 극과 극이지만, <리벤져>의 액션만큼은 새로운 시각을 접목한 해석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혼을 담은 액션을 창출하기 위해 ‘신념과 철학’을 굳건히 지킨 브루스 칸의 재발견, 21세기 이소룡의 부활이 시작된 지도 모른다.
자유기고가 최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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