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지난 70년 동안 4도이상 상승했다. 산업화로 인한 화석에너지 사용량 증가가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지구 복사열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들어선 건물들도 지구 온도를 높이고 있다.

그런 탓인지 나무를 심자고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 4월 5일 식목일이 이제는 생경한 분위기다.

식목일은 해방 직후인 1946년 4월 5일 국가기념일로 제정됐지만, 약 10여년 전 부터 국내 식목행사는 사실상 3월 말에 치러진다. 이런 까닭에 식목일 기념일을 기후에 맞게 변경하자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70여년 전 4월 당시만해도 우리나라의 기후는 나무를 심기 알맞은 기후였으나, 현재의 4월은 싹이 트고 잎이 나기 때문에 옮겨 심은 어린나무가 제대로 뿌리내리기엔 너무 높은 온도가 돼 버렸다는 것이 다수 산림·식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식목일을 변경하기 위한 시도가 여러번 있었지만, 아쉽게도 번번히 무산됐다. 2009년에 식목일 변경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돼 논의했지만 60년 넘게 이어온 국가기념일이라는 상징성과 향후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그 뒤로도 정부 차원의 의견 수렴이 있었지만 결국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민형배 국회의원이 현행 식목일을 나무 생육의 적합한 시기에 맞추기 위해 3월 20일로 변경하는 산림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됐지만, 통과 여부는 요원하다.

산림청이 최근 식목일을 앞두고 조사한 국민인식 결과에서도 국민 절반 이상이 3월 식목일에 동의 했다.

국가 산림 정책의 한 줄기인 식목일 지정에 여러가지 의견이 맞 닿을 수 있다. 하지만 식목일까지 정치적인 배경, 일부 대기업의 상업적인 사정까지 고려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식목일은 우리 국토를 더 푸르고 풍성하게 하기 위한 국민적인 바람에서 시작된 국가 기념일이다. 어떤 날짜로 지정되든 ‘식목일’이라는 이름에 맞는 기후와 국민적인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시기로 지정하는데 고민해봐야 할 때다.

전남매일 사회부 박선옥 기자         전남매일 사회부 박선옥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