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어떨결에 좋지 않은 일을 할 수도 있고, 또 그럴 생각은 아니었지만 폐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개성이나 습관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않아 짜증을 나게 할 수도 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자신만 거리끼는 것이 없고 또 나무랄 데가 없으면 그만이다. 사람은 때때로 ‘아, 좋지 않은 일을 했군’ 하고 반성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반성하는 마음이 깊은 사람은 얼핏 보면 좋은 사람처럼 보인다. 적어도 무엇이든지 남이 탓으로 돌리는 사람만큼 미움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반성을 잘하는 사람이 곧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무엇이든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려는 사람이나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는 사람은 모두 주위 사람들을 곤란하게 한다. 둘 다 건전한 반성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자신이 반성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범위를 넓혀 반성하는 것은 지나친 태도이다.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반성하면 주위 사람도 곤란해진다.
“아니오,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어요”라고 말했는데도 “아니오, 제가 이러이러한 일을 해서....”라고 자신의 나쁜 점을 이것저것 끄집어내어 죄송하다는 듯이 사과를 한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반칙이 아닐까?
누구든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지 않은 일을 저지를 수 있다.
누군가 뒤에서 이것에 대해 불평을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신경을 쓰는 것도 좋지 않다. 사실을 잘 확인하고 나서 정말로 자신이 잘못한 점이 있다면 사과하고, 또 일일이 끄집어내어 시끄럽게 만들지 말고 그냥 두어도 괜찮은 것들도 많이 있다.
또 이런 사람은 좀처럼 반성할 줄 모르는 사람과 찰떡궁합이 되기 쉽다. 한 쪽이 반성을 해 주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점점 더 반성하지 않게 된다.
주변에 이런 부부를 가끔 보게 된다. 절대 ‘미안합니다.’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완고한 남편, 그 옆에서 사뭇 죄송하다는 듯이 “죄송해요, 죄송해요, 우리 집 양반이 이러이러해서....”라고 연신 고개 숙이며 사과하는 아내.
아무튼 오랜 세원에 걸쳐 이런 스타일이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다 큰 어른이니까 “스스로 사과하세요. 부인은 아무 잘못하신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어릴 때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세요’라고 배우게 되는데, 반성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자신이 반성해야 한다.

추교등 기자 dbskj@hanmail.net        추교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