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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의를 따져도 가까워지기 어렵다
2023. 02.02(목) 10:29

추교등 본부장/편집인
예전 살던 동네 골목 어귀에 작은 '우렁이 된장국'집이 하나 있었다.
주인이 이른바 ‘욕쟁이 할머니’로 불리는 집이다.
욕쟁이 할머니 별명 답게 입이 걸고 손님에게 야단을 치는 일이 다반사지만 그의 식당에는 언제나 손님이 줄을 선다.
일단 된장국 맛이 좋고 주인 할머니의 ‘솔직 담백한 입담’이 화를 돋우기보단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는 게 오랜 단골들의 얘기다.
‘나쁜 남자’를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처럼 그의 거친 담백함에서 오는 어떤 든든함, 친밀함의 작용인 것 같다.

격의 없는 말이나 행동이 때론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는 매개가 된다.
늘 입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그닥 정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언제나 격식을 차리는 사람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여겨지기 쉽다. ‘당신과는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의도로 받아 들여질 수 있어서다.
누구나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00씨” 하고 존칭을 사용하지만, 어느 정도 알고 지낸 후엔 “00야”하고 이름을 부르고, 좀 더 가까워지면 친근하게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이제 각별한 친구 사이가 되면 이름을 넘어 ‘너’, ‘예’라고 애정을 담아 허물없이 부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목표는 바로 이 마지막 단계다. 서로 짓궂은 말을 주고받는 것은 단단한 신뢰와 애정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법이니 말이다.

나 같은 경우 오랜 시간 얼굴을 보고 친근함이 쌓였다면 주어와 술어를 생략하고 좀 더 편하게 말을 붙여보는 편이다.
보통 말하기나 글쓰기를 가르칠 때는 주어와 술어의 일치를 강조하지만, 현실 대화에서는 좀 다르다. 오히려 너무 또박또박,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어색할 때도 있다.
경우에 따라 주어와 술어를 과감히 생략하면 혼잣말처럼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 “00씨는 진짜 재미있는 분이세요.” : “진짜!”
* “그래서 00씨 솜씨가 좋은가 봐요.” : “아하, 그래서……!”
* “00씨는 이제 곧 가시겠네요.” : “그럼 이제 곧?”

말투에 친근감이 생겨 마치 가족이나 오래 만난 친구인 듯 허물없는 느낌을 준다.
이때 주의할 점은 활기찬 표정을 곁들여야 한다. 우물쭈물하고 침울한 말투로 주어와 술어를 생략하면 대화 의지가 없는 사람처럼 보여 대화의 맥이 풀리고 만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무례하게 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조금 편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분위기다 싶을 때 짓궂은 농담을 던지는 등,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또한 상대가 허물없는 말을 던졌을 때 부드럽게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선을 넘는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으니 주의하자.
추교등 기자 dbskj@hanmail.net        추교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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